내시경은 임상 의학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기구다. 특히 소화기 분야에서 내시경 없이는 소화기 내과를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가령 위암이나 대장암 조기 진단은 내시경 없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이 맞다. 이렇게 좋은 진단 방법이지만 환자들이 잘못 이해하는 부분들이 있다.
우선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내시경을 자주하면 암이 잘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잘 이해하기 위해 이웃나라 일본과 우리나라의 위암 분포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90년대 우리나라에서 내시경이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을 때 우리나라 위암은 대부분이 진행성 위암이었고 조기 위암은 겨우 10% 미만이었다.
이 시기에 일본은 위암의 90% 이상이 조기 위암이었다. 20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도 조기 위암 진단율이 현저히 증가하고 진행성 위암 진단율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진행성 위암의 5년 생존율은 30% 미만이지만 조기 위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90%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위암 환자의 예후가 향상되고 있다. 내시경을 자주하면 암이 잘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조기 위암 진단율이 증가하여 위암 환자의 예후가 향상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대장암의 경우도 적용된다.
두 번째로 환자들은 '수면내시경을 깊은 잠에 빠지는 내시경'으로 오해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내시경 의사들이 적절하지 못한 단어를 사용한 잘못이 크다. 본래 우리가 이야기하는 수면내시경은 영어로 'sedation endoscopy'이다. 이는 의식이 있으면서 마음이 편한 상태로 내시경을 하는 방법이다. 수면내시경에 사용하는 약제 중 미다졸람은 진정 외에도 일정시간 동안의 기억이 소실되는 효과도 있다.
수면내시경을 하면서 가끔 약제를 투여해도 진정이 되지 않는 환자들이 있다. 이때 의사들은 약제를 더 투여하여 깊은 진정을 유도하거나 환자 생명에 위험이 된다고 판단되면 길항제를 투여하여 환자를 깨운 후 진정 없이 내시경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가끔 환자 및 보호자가 무조건적으로 깊은 진정을 유도해 주기를 바라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심각한 경우 심폐기능의 저하로 환자가 사망하는 사고로 돌변할 수 있다. 수면내시경으로 인한 사망률이 0.03%로 알려져 있는데 대부분 깊은 진정을 유도하는 경우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내시경을 통해 감염이 잘 발생한다'는 속설이다. 사실 내시경을 통해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내시경 감염에 대한 국내 통계는 없으나, 미국에서 1966년부터 1992년까지 문헌에서 총 281차례의 내시경 관련 감염사례가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미국에서 내시경의 세척 및 소독지침을 제정한 1988년 이전의 보고이다.
내시경 감염은 180만 시술 당 1건으로 매우 드물다. 그리고 대부분의 내시경 시술 중 감염은 각국의 소화기내시경학회에서 정하는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는 불충분한 세척과 소독에 의한다. 따라서 합리적인 소독지침을 잘 준수하고 충분한 세척을 하는 경우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신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창환 교수 / 전남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