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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우울증
글쓴이 : 헬스인포 날짜 : 2011-02-11 (금) 14:33 조회 : 2195
우울증은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한다.
하지만 감기를 무시했다가 큰 병으로 진행되듯이 우울증 역시 치료가 없으면 극단적인 상황을 겪을 수 있는 질환이다.
 
실제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해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들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마음의 감기
우울증은 열 명중 한 명에서 많게는 세 명 정도가 일생을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흔한 질병이다.
우울증은 특이하게도 남성보다 여성에서 2배정도 흔하게 발생한다.
여성들은 생물학적으로 월경, 임신과 출산, 그리고 폐경과 같은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를 경험하는데, 이와 같은 여성 호르몬의 변화가 우울증의 발생과 관련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사회심리학적으로도 주부는 집안살림과 자녀교육, 남편 뒷바라지 등을 떠맡아 하는 경우가 많고, 고부간의 갈등, 남편과의 불화 등 여러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특히 폐경기 전후로 여성호르몬이 줄어들거나 끊기면서 젊었을 때의 미모를 잃게 되고 뇌내 호르몬의 대사가 저하된다.
 
또 국내 특성상 '시집살이'를 하면서 시어머니와의 갈등으로 힘든 시절을 보냈지만, 막상 시어머니가 되고나서는 소위 '며느리살이'를 경험하게 된다.
중년부부의 경우 자녀들이 군대에 가고 분가를 하면서 마치 빈 둥지를 지키는 어미새와 비슷한 신세가 되는 '빈둥우리 증후군'을 경험할 수 있다.
 
◆특징
특징적으로 우리나라 주부들은 우울증을 앓더라도 그 증상이 감정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대신 피로감이나 두통, 식욕부진, 위장장애, 통증 등의 신체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현상은 한국의 문화적 배경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서양에서는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유교적 전통 때문에 감정표현을 억제하는 것이 미덕이어서, 희로애락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고 경솔한 행동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즉 아내나 어머니, 며느리로써 힘든 일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인내하며 견뎌내고 남편이나 집안의 어르신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여성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생각하면서 스스로 스트레스를 풀기 힘들게 된다.
 
◆증상
최근 팔다리와 허리가 아프고 불면증에 시달리던 50대 여성이 병원을 방문했다. 여러 과에서 검사를 받았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고 치료를 해도 나아지지 않아 담당의사의 권유로 정신과를 찾았다.
 
통증과 불면을 호소했지만 정신과적 증상도 동반됐기 때문. 이 여성은 매사에 귀찮고 돌아다니기도 싫고 그저 눕고만 싶고, 음식 먹기가 싫고, 즐겨보던 드라마도 보기가 귀찮아졌다. 여기에 사소한 일에도 철렁 가슴이 내려앉으면서 쉽게 두근거리곤 했다. 심할 때는 사는 것이 무슨 소용이냐면서 차라리 죽는 것이 속편하겠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이 여성의 이같은 증상은 남편의 사업이 기울기 시작한 지난해 가을 무렵부터 시작돼 명절이 다가오자 심해졌던 것.
의사의 면담 결과 전형적인 주부 우울증으로 판명났다.
 
위의 사례는 주부 우울증의 대표적인 케이스지만 이 여성을 포함해 대부분의 경우는 병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자신은 우울증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특성을 보인다.
 
실제로 많은 주부들이 이와 같은 증상의 원인을 신체질환으로 오인, 내과를 찾는 경우가 많으며 이로 인해 정신과적인 치료를 받는데 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된다.
그만큼 신체증상으로 인한 고통은 커지게 되며 적절한 진단 후에서야 증상의 호전을 보이게 된다.
 
◆적극적 치료
증상이 어떻게 표현되던 간에 우울증은 질병이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고, 치료를 받으면 호전이 될 수 있다. 비교적 가벼운 우울증은 규칙적인 운동을 하거나 스트레스를 덜고 상담치료를 받으면 나아질 수 있다. 이런 일반적인 방법으로도 극복되지 않으면 그대로 방치하지 말고 정신과 전문의와의 상담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중등급 이상 우울증의 치료에서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찾아주는 약물 치료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약물 치료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 그리고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현재는 안전하고 부작용도 거의 없는 약물들이 많이 개발돼 있기에 가족 등 주변에서 적극적인 치료를 유도해야 한다.
 
김재민 전남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주부는 가사를 책임진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주부의 건강은 가족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가 많다"면서 "따라서 우울증에 대해서 개인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바르게 알게 하고, 올바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울증 진단기준
다음은 주요우울증의 진단기준으로 다섯 가지 이상이 거의 매일, 연속 2주 이상 직장생활이나 학업 혹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나타나는 경우에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이중 처음 두 가지 증상은 필수증상으로서 둘 중 적어도 한 가지는 반드시 다섯 가지 증상 중에 포함돼야 한다.
△우울하거나 슬픔.
△모든 일상활동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을 상실.
△식욕이나 체중의 현저한 감소나 증가.
△불면증 혹은 과다한 수면.
△정신운동성 초조(좌불안석) 혹은 지체(느린 행동이나 말).
△현저한 에너지 상실이나 쉽게 피로를 느낌.
△삶에 대한 무가치감, 부적절한 죄책감.
△집중력 저하, 우유부단해짐.
△죽음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 또는 자살 생각.
 
 
<전남대학교병원 정신과 김재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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