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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의처증’에 대한 바른 이해
글쓴이 : 헬스인포 날짜 : 2019-06-27 (목) 16:46 조회 : 476
가정내 폭력이 흔히 의처증(의부증)과 연관되어 있다.
의처증(의부증)은 정신과적으로는 '질투망상' 또는 '부정망상'이라 일컬어지는 하나의 증상으로 진단명은 아니다. 망상이란 한 마디로 잘못된 믿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믿음은 그 사람의 교육정도, 속한 사회. 문화적 환경에 비추어 볼 때 전혀 적절치 않으며, 타인의 어떠한 합리적인 설명으로도 설득되지 않는 그릇된 믿음이다.

의처증(의부증)을 포함한 각종 망상의 근원은 여러 가지 질병에서 유래한다. 전형적인 "의처증"은 정신의학적으로는 '망상장애, 질투형'에 속하는 것으로, 흔히 언론이나 가십(gossip)난에 가끔 오르내린다. 그 외에도 서로 다른 원인에 의한 의처증 증상들을 임상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데, '망상'이 현실감각의 훼손이 오는 모든 정신병적 상태(psychotic state)에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망상이란 증상은 망상장애 뿐 아니라, 정신분열병, 우울증, 조울증과 같은 기분장애, 편집형 인격장애와 같은 인격장애, 뇌자체의 손상이나 알콜중독 등 약물의 영향으로 인한 기질성 정신장애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망상장애와 다른 정신장애의 구별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다른 정신장애에서는 망상 뿐 아니라 각각의 병에 해당하는 다른 증상들이 동반된다. 즉, 다른 증상 없이 망상만이 존재하는 경우에, 다른 증상을 충분히 찾아보아도 찾을 수 없을 때 망상장애의 진단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회적 의미의 의처증(의부증)에는 위에서 열거한 다양한 정신장애가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의처증을 보이게 하는 원인질환이 다르면 당연히 접근 방법이나 치료방침이 달라지고, 예후 또한 달라진다.

의처증(의부증)은 발견되기도 힘들고, 치료받게 하기는 더 힘이 든다.
다른 정신장애와 달리 망상장애의 경우에는 망상 이외에는 다른 증상이 거의 없어 망상과 관련되지 않은 다른 면에서는 정상적인 행동을 보이므로, 망상으로 인해 사회생활이나 가정생활에서 두드러진 장해가 발생하기 이전에는 잘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주변에서 볼 때 별 이상하게 느끼지도 않아, 멀쩡하게 지내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한 말이나 행동으로 사람을 놀라게 하거나 사회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망상장애의 발병은 서서히 일어나는 경우보다는 급격히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엄밀한 의미의 "의처증(의부증)"에 해당하는 망상장애, 질투형에서는 특별한 이유(증거) 없이 자신의 배우자나 연인이 부정을 저지르고 있다는 그릇된 믿음을 보이는데,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사소한 증거들을 모으거나 뒷조사를 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배우자와 갈등을 빚기도 하고, 때로는 이러한 망상적 부정(妄想的 不貞)을 막으려는 생각에서 배우자의 자유를 구속하거나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오델로증후군'이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세익스피어의 작품 중 '오델로'에서 오델로가 자신의 열등감으로 인해 아내의 부정을 의심하는 것에서 유래하였다. 망상장애, 질투형은 여자보다는 남자에서 많다고 알려져 있으며, 유병율은 국내외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지도 않을 뿐 아니라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발병은 대개 40대이나 발병연령분포는 다양한 편이다.

이런 환자들의 행동특성을 보면 자신의 망상(그릇된 믿음)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증거를 찾기 위해서 도청, 미행, 자백강요를 위한 폭력, 협박, 녹음, 촬영, 몸검사, 핸드폰 검열 등도 스스럼없이 행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망상장애의 다른 종류들(피해망상형, 과대망상형, 신체망상형 등)과 달리 질투형에서는 위와 같은 문제들이 좀 더 닫힌 환경인 부부사이에 일어나기 때문에 고통을 당하는 배우자 외에는 그 문제를 알 수가 없어, 다른 종류의 망상장애에 비해 치료적 개입이 쉽지 않다. 환자는 질투망상(부정망상)이외에는 대부분 다른 정신병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정신과적 경험이 없는 경찰관이나 주변 사람들의 경우에는 그 진위를 판단하기가 용이하지 않아 간과되기가 쉽고, 어떻게 정신과까지 오게 된다고 할지라도 자신의 병을 인정하지 않을 뿐 아니라, 배우자가 바람을 피고 있다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자칫하면 의사도 환자의 망상 속의 인물이 될 수 있어 치료적 관계의 형성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환자 측 직계가족의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의처증(의부증)은 정신의학적 원인은 다양하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의처증(의부증)을 보이는 환자가 정신분열병, 조울증, 우울증 등의 다른 정신질환이 있다면 우선은 해당질환을 이 증상의 원인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정신분열병과 망상장애는 다른 질환이라고 알려져 있고, 망상장애, 질투형의 경우만 놓고 볼 때도, 원인을 한가지로만 생각할 수는 없다.

  • 우선, 생물학적 요인으로서 변연계와 기저신경절에 신경학적 장애가 있을 경우 많은 망상이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생물학적 원인이 추측되고 있다.
  • 둘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적 견해로서, 억압된 동성애적 고착에 기인하여, 억압이 실패했을 때 망상은 투사의 현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즉, 의처증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면, 제 3의 남성에 대해서 어떤 남자가 동성애를 느끼게 되었을 때, "내가 그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이 여자가 그를 사랑한다"와 같이 생각함으로써 자신의 감정을 부정하고 자신의 아내(혹은 연인)에게 투사하여 망상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견해는 모든 정신의학자에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며, 우리나라 현실에는 잘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많다.
  • 셋째, 발달적 요인으로서, 성장하는 동안 신뢰의 결여를 겪는다고 설명하는 것이다. 즉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는 신뢰가 바탕이 되는데, 그렇지 못하면 아이는 언제나 배신당했다는 느낌을 갖게 되어 주위 환경이 자신에게 적대적이라고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 넷째, 성격적 요인으로서, 편집증적 성격의 소유자가 많다. 어렸을 적부터 까다롭고 무슨 일이든지 그냥 넘기지 못하고 곰곰이 생각하고 지나칠 정도로 기억력이 좋은 사람들, 다른 사람의 태도나 행동에 대해 예민하고 과장해서 생각하는 사람들, 이기적이고 쉽게 앙심을 품고 불평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이들은 대개 융통성이 없고 남을 잘 믿지 못하고 참을성이 없다. 논쟁적이고 타협을 모르며 작은 실수나 남이 한 행동에 대해 절대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여자의 경우는 의존적이고 미숙해서 배우자가 옆에 있어야지만 안심하는 경우나 샘이 많고 독점력이 많은 경우 의부증이 될 확률이 높다. 이런 사람들은 비밀을 털어놓고 지내거나 의견을 교환할 친구도 없는 경우가 많다. 성취에 대한 욕망이 강하고 능력 이상의 목표를 달성하려고 노력하므로 사회생활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한다. 그러나 소심하고 비평을 견디지 못하며 유머 감각도 없고 고집이 세고 완고한 편이다.
  • 다섯째, 사회적 요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민이나 이주에서 오는 새로운 문화에 대한 부담, 청각장애, 고독감, 사회적 고립감, 사회경제적 빈곤, 기타 스트레스 등이 망상적 사고를 형성하는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정상적인 경우는 이러한 반응이 3∼6개월 때 최고조에 달하며, 이후 수개월에 걸쳐 점차 감소된다. 이민이나 이주민의 경우 고향에 돌아가면 망상이 없어지는 수가 종종 있다.
치료받게 하기는 어렵지만, 인내만으로는 좋아지지는 않는다.
실제 의처증(의부증)으로 고통을 당하는 배우자는 이런 저런 방법들을 강구하게 된다. 알음알음으로 상담을 받고나서 정신과적 치료를 권유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환자의 보복이나 가정의 안정, 사회적 체면과 위신 때문에 참고 살려고 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보게 된다. 이런 경우는 의부증보다는 의처증의 경우에 좀 더 흔한 것 같은데, 우리나라 사회 형편상 남편이 아내를 억지로라도 데려오기가 좀 더 낫기 때문인 듯 하다. 하지만, 의처증이든 의부증이든 정신과적 평가와 치료개입을 필요로 하는 정신장애 중의 하나로 인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한번 생긴 망상은 대부분의 경우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참는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배우자의 노력을 알아주기는커녕 오히려 더 숨기려한다고 생각하고 증거를 찾는데 더 열심이기 쉽다. 어떤 경우는 배우자가 모든 사회활동을 포기하고 집안에서 아무일도 없이 갇혀 지내는 경우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치료, 쉽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하다.
의처증(의부증)은 실제 정신과 임상현장에서 치료가 힘든 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우선 자신의 병에 대한 인식이 없을 뿐 아니라, 병의 특성상 치료자와의 신뢰관계도 잘 구축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치료에는 주변 가족들의 도움도 절실한데 자칫 잘못하면 환자 직계가족과 배우자 측 가족 간에 갈등이 깊어져 치료자의 입장이 난처해지는 경우도 흔하다. 치료의 방법에는 망상은 엄연히 정신병적 증상의 하나이므로 항정신병 약물의 투여가 필요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약물의 투여자체가 핵심적인 망상을 변화시키지는 못하고, 망상의 개선과 초조, 불안감의 감소에는 도움을 주게 된다. 이와 동시에 정신치료를 필요로 하게 되는데, 집단치료보다는 개인치료가 선호된다. 신뢰관계의 형성이 치료의 관건이 되며, 궁극적으로 왜 자신이 그런 망상을 갖게 되었는지 통찰할 수 있게 도와주게 된다. 또한, 어떤 경우보다 가족치료, 특히 부부치료가 필요한데, 환자가 치료자와 가족이 한편이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치료 목표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
성공적인 치료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모든 환자들이 자신이 이전에 가졌던 의처증(의부증)에 대해서 모두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환자들은 "배우자가 이전에는 그랬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라고 이야기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것을 망상적 기억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현재의 가정생활, 사회생활에 만족스럽게 적응하고 더 이상 문제를 야기하지 않는다면 성공적인 치료라고 볼 수 있으므로, 환자의 가족 입장에서 환자가 가졌던 자신의 잘못된 믿음에 대해 모든 것을 인정하고, 뉘우치기를 강요한다면 이는 환자의 치료를 더욱 어렵게만 만들 뿐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사회가 날로 경쟁적이 되며, 개개인이 사회적으로 고립되어가므로 사회적 요인 측면에서 볼 때는 망상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증가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때 일수록 개인적, 가족적 고립을 극복하고, 사회적 지지기반과 신뢰를 구축하는 노력이 더 절실하다고 할 것이다. 오늘부터라도 바쁘게 앞으로만 뛰어가던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가정을 돌아다 보고, 자신의 인생을 돌아다보는 잠깐의 여유를 가질 것을 권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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