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에 통증이 발생하면 무조건 관절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관절통은 병명이 아니고 어떤 질환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관절에 통증이 발생하면 반드시 그 원인 질환이 무엇인지 찾아보아야 한다.
관절염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은 대략 100여가지가 넘고 전체 인구의 5∼10%가 앓고 있어 국내에만 약 400만 명의 환자가 있다고 한다. 2005년 한국인의 질병부담보고서에 의하면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 질병부담 순위가 전체 5위로 조사돼 심근경색증이나 우울증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골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의 차이=골관절염은 흔히들 퇴행성 관절염으로 알려져 있고 전 인구의 5%가 이 질환을 가지고 있다. 반면 전 인구의 1% 정도가 앓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여러 관절을 한꺼번에 침범해 심한 염증을 일으키고 결국에는 불구를 만들기 때문에 골관절염보다는 더 심각한 질환이다. 이 두 질환은 여러 가지로 구별되는 점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혼동을 하고 있고 심지어는 의사들도 진단하는데 애를 먹는 경우가 있다. 이 두 질환은 치료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골관절염은 관절의 끝 부분에 있는 연골이 손상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나이가 들게 되면 연골은 점차 탄력성을 잃게 되어 조그마한 충격에도 쉽게 손상되고 한번 손상된 연골은 갈라지고 떨어지게 되어 마침내는 관절 끝이 서로 맞닥뜨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관절을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나고 통증이 생기게 된다.
반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 기능에 이상이 생겨 자가항체가 만들어지고 자가항체가 관절막(활막)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기 때문에 골 관절염과는 완전히 다른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 증상의 차이=두 질환의 증상을 비교해보면 골관절염은 주로 손 끝 관절과 체중이 많이 실리는 무릎에 잘 오고 한쪽 관절에서 시작해서 점차 다른 관절로 진행하는 양상인데 반해 류마티스 관절염은 양측성으로 주로 손가락과 발가락의 작은 관절을 대칭적으로 침범한다.
골관절염은 관절을 많이 사용하면 통증이 심해지고 쉬고 나면 통증이 가라앉는 양상을 띠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은 반대로 아침에 일어나거나 쉬고 난 후 여러 관절에서 뻣뻣함을 느끼고 이 증상이 수시간 지속되며 활동을 하게 되면 호전되는 양상을 띤다.
종종 두 질환의 구별이 신체검사만으로는 불충분할 때가 많기 때문에 몇 가지 혈액검사와 방사선 촬영을 하게 된다. 골관절염은 혈액 검사상 정상 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에서는 류마티스 인자 양성, 염증 수치의 증가, 빈혈 등이 관찰된다.
◇ 관절염 치료=골관절염의 치료로는 물리치료와 운동요법 같은 비 약물치료가 먼저 시도되고 반응이 없는 경우 타이레놀과 같은 단순 진통제와 소염진통제가 사용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는 소염진통제만으로는 질병의 진행을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종류의 항 류마티스 약물들이 사용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치료를 하지 않으면 대부분 병이 진행하기 때문에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적절하게 치료를 해서 병의 진행경과를 바꾸어 주어야 한다. 최근 새로운 항 류마티스 약제와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돼 과거에 비해 괄목할만한 치료성적을 보이고 있다.
관절염은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장애자가 되기 쉽고 가족 중에서 한 사람이라도 앓게 되면 가족 전체의 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절대로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의외로 많은 관절염 환자들이 한약이나 민간요법, 건강식품에만 의존해서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어 불구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관절증상이 있는 경우는 무엇보다도 먼저 류마티스 전문의사의 진찰을 받고 원인에 따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 관절염의 예방=관절염을 예방하고 관절을 건강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첫째로 특정 관절 부위를 집중적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물건을 들 때는 가급적 두 손을 사용하고 부피가 큰 경우에는 들기보다는 안는 것이 좋다. 걷는 운동이 좋다고 해서 하루에 한 두 시간씩 쉬지 않고 걷게 되면 오히려 관절 연골에 손상을 주기 쉽다. 40∼50분을 걷게 되면 반드시 10분씩은 쉬어 주어야 한다. 둘째로 장시간 한 자세로 있는 것은 좋지 않다. 요즘에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일을 하는 시간이 많은데 이때에도 30분에 한번씩은 일어나서 유연성 운동을 해야 한다.
셋째로는 체중을 줄여야 한다. 무릎에 골관절염이 와서 통증이 심한 경우에도 체중을 5kg 정도만 감량하게 되면 통증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
넷째로는 바른 자세를 취해야 한다. 의자에 앉아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할 때는 어깨 바로 위에 머리를 두어야 하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어깨를 귀 근처까지 올린 다음 편안하게 내리는 동작을 수시로 반복하면 어깨에 힘을 뺄 수 있다. 등은 굽지 않도록 해야 하고 무릎과 골반은 같은 높이에 놓이도록 위자 높이를 조절해야 한다. 발은 바닥과 편평하게 닿도록 해야 하고 양쪽 엉덩이에 무게가 고루 실리도록 앉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유연성과 근력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유연성 운동이 하루 15분 이상 가능할 때 근력강화운동을 시작해야 하고 근력강화운동이 하루 30분 이상 가능하게 되면 수영·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전남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